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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소개

영화 사자 후기, 엑소시스트 영화인가 종교 영화인가

by 부수입 연구소 201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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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자 후기, 엑소시스트 영화인가 종교영화인가

영화 사자 후기

본 영화의 리뷰에 앞서서 먼저 밝혀두고 싶은 점은 이 포스팅의 제목에서

'종교영화'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이 영화가 정말로 종교적인 영화들,

그러니까,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루터>, <천로역정>과 같은 의미에서의

종교영화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포스팅에서 종교영화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해당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울 것 같은 내용들, 이해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장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면, 귀신들린 어린아이와 안성기가 싸울 때 다음과 같은 대사를 귀신이 말한다. '나는 군대다', '내 형제들, 666명이나 들어와 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한 귀신 들린 자를 고칠 때 그 귀신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과 오버랩되는 장면이다. 여기서 말하는 군대는 말 그대로 '군대, 무리'를 뜻한다. 그래서 영화에서도 안성기가 그 귀신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구마를 시행하지만, 그 이후에 다음 귀신이 나오고, 또 다음 귀신이 나오고, 이런 식으로 끝없는 구마로 인해 지쳐가는 모습이 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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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서는 이 장면을 예수님께서 귀신을 내쫓으실 때, 그 귀신이 간청하여 자신이 저 돼지 떼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말한다. 그 당시 성경이 쓰여졌던, 예수님이 살고 계셨던 이스라엘에서는 돼지가 부정한 동물이었기 때문에, 귀신들은 그 돼지로 들어갔고, 그 돼지들은 절벽 낭떠러지로 떨어져 모두 몰사하게 된다. 바로 이 장면을 차용한 것이지만, 미 종교인 들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형제가 666명이라고 말하는 것도, 성경과 고대 근동에서 7을 완전한 수로 보았기 때문에, 그 완전에 못미친 숫자 6을 악마의 숫자로 보았다. 실제 성경에서도 666을 사탄의 수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영화에서 마귀가 자신의 형제가 666명이라고 언급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숫자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 사자 후기를 작성하며 반드시 언급해야겠다고 생각한 부분이 바로 이런 요소들이다. 종교영화도 아닌데, 이런 부분들이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굳이 표현한다면, 종교적인 요소들을 가져와서 표현을 한 것보다는 종교영화로 만든 것처럼 과하게 디테일한 부분들이 들어가 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한 가지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영화 사자 후기에 꼭 포함시키고 싶었던 것은 배우 안성기님의 라틴어 연기이다. 긴 문장을 막힘없이 술술 구사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너무나도 훌륭하게 소화하셨다. 하지만 마지막에 한글로 '아멘'하며 끝내는 것은 무언가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그 연기에 감탄하며 보았다.

영화 사자 후기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알만한 라틴어 대사 하나를 알려주자면, 안성기 배우가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참 많이 나오는데, 세 번 반복하는 것은 성경에서 3을 완전한 숫자로 보기 때문에 '거룩 x3' 완전하게 거룩한 하나님이라는 의미로 세 번 반복하는 것이다.

 

어쨌든 이는 라틴어 발음으로 '상투스, 상투스, 상투스'라고 하는데, 이것의 영어 버전 Saint라고 하면 조금 알 만한 사람들이 더 많이 있을 것 같다. 한글로는 '성' 그레고리우스, '성' 요한 등으로 사용하는데, 이는 거룩하다는 의미로 성인들에게 붙인다. (참고로 성인 이라고 말할 때의 '성'이 바로 거룩하다는 뜻이다). 이것의 라틴어 변화로 어미를 따로 붙인 게 '세인트-> 상투스'인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되었든, 영화 사자 후기에 있어서는 그 모든 것들을 다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어렵다. 영화의 전체적인 개연성을 찾기가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려웠고, 성흔이라고 불리는 손바닥의 그 상처가 생긴 이유도.. 아빠와의 이별장면에서 맞잡은 손에 의해 그렇게 된 것 같은데... 그것이 발현되는 개연성이나, 그 이후에 최종 보스와 싸울 때 위력이 강화되는 것도, 아버지를 만나기는 했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나 싶었다.

 

또한 그 클럽과 같은데로 박서준이 쳐들어 가서 마귀의 힘을 받은 종업원 여러명과 싸우게 되는데, 누군가는 맞은 이후에 넘어지지 않고, 드라군처럼 뒤로 네 발로 기어가다가 일어선다. 이게 무슨 좀비물 비슷하게 특이한 행동 양식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무리수를 둔 것인지, 아니면 웃음 포인트를 주기 위함인지는 모르겠어도, 쓸데없이 과한 느낌이 너무 강했다.

 

한국에서 잘 시도하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고, 소재 자체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가 현재 150만 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할만한 영화인지에 대해서는 커다란 의문만 가득하다. 사람마다 영화를 보고 느끼는 재미의 기준이 다르고, 영화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가치 기준이 다른 것은 분명하다. 이것을 생각하며 나 스스로 내린 영화 사자 후기의 최종 결론은 최악의 엑소시스트 영화라는 것이다.

 

아, 이것보다 좀 더 분명하게 영화 사자 후기를 말할 수 있을것 같은 말이 생각이 났는데, 이 영화 마지막 쿠키영상에 2부에 대한 떡밥도 아닌 대놓고 광고를 하는데, 그 영화 제목이 바로 <신부>라고 한다. 나는 절대 이 2부 영화는 보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며 나왔는데, 이것으로 영화 사자 후기의 결론을 내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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